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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망통신 36호]42년 만의 기적! - 사회복지학과 박경희(18학번) 등록일 2022-03-03 조회수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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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제20회 사회복지사1급 자격시험에서 사회복지학과(복수전공포함학생 9명이 합격하였습니다축하드립니다.

1급시험 도전은 누군가에게는 하늘의 별이거나 1%의 희망이고또 누군가에게는 절박한 취업의 필수조건이었습니다.

합격자들은 한결같이 포기하지 않고 하면 된다고 합니다.

합격자들이 보내온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합니다.


42년 만의 기적!



- 사회복지학과 박경희(18학번)



저는 20년 넘게 사람답지 않은 삶을 살았던 형편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과거를 그리워하고 현재를 증오하며 살았던 시간들 속에서 삶의 의미조차도 꿈도 희망도 다 던져버리고 술독에 빠져 중독자 생활을 하던 제게 조금씩 아주 조금씩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분이 계셨습니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과거에 저는 그 분의 말씀을 무조건 부정하고만 살아 왔었고 제게 다른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렇게 그분을 만나고도 16년이란 시간동안 제 삶은 없고 남 탓만 하고 살았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큰 딸이 제게 한 말 한 마디가 저로 하여금 술잔을 내려놓게 만들었고 회복의 길을 걸을 수 있게 했습니다. “엄마아기 낳으면 키워 줄거지?” 고민할 이유는 없었지만 그때만 해도 많은 생각을 해야만 했고 갑자기 찾아올 손주를 생각한다면 술잔을 내려놔야만 했습니다.

 

그 생각과 행동에 힘을 주신 분이 그때까지 묵묵히 지켜봐 주셨던 주치의셨습니다단 한마디의 강요도 없으셨고 응원해 주시기를 1년여쯤 되었을 때 이제는 다 못한 공부를 마무리하는 건 어떠냐고 권해주셨고 늘 주치의 말씀을 반대로만 생각했던 제가 정말 처음으로 알겠습니다’ 대답을 했습니다제겐 있을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우선은 학교를 결정해야 했습니다제 후원자 격인 사회복지사님목사님저까지 학교를 알아보는데 최선을 다했고 몇몇 학교 중 원광디지털대학을 결정하게 되었는데 목사님이 약간의 반대를 하실 줄은 몰랐습니다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주치의께 상의를 드렸고 원광대를 졸업하신 주치의께서는 아무 문제없다고 자세히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딱 한 가지 당신께서 원광디지털대학의 교수라는 말씀은 쏙 빼고,,,,. 나중에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배신감(?)이란.

 

그리고도 저를 도와주시며 학과장님을 소개해 주셨던 선배님도 계십니다제가 있던 병원에서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수련을 받으셨던 분이시죠그렇게 무사히 원서를 낼 수 있었던 건 이경욱 학과장님의 배려로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해주셨기 때문이었고 저는 그렇게 입학이라는 큰 선물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어리바리 1학년을 시작했지만 정말 오랜만에 시작한 공부를 제가 4년 동안 무사히 치를 수 있을까 걱정했습니다사이버 대학이라 학교에 갈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경인지역 학생회장님의 초대로 밴드에 가입을 하고 단톡방에도 들어가면서 교수님의 특강을 들으러 학교를 찾기 시작했고, 18학번 학생이 되어 하나씩 헤쳐나갈 수 있었습니다학점보다는 늦은 나이에 나도 할 수 있다는 기쁨이 더욱 컸던 시간들이었고중독복지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며 회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여건들이 제겐 더욱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중독복지 학술제를 통해 조사를 하고 준비를 하고 발표를 하면서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그렇게 조금씩 배움의 재미를 느끼면서 나 혼자만이 아니라 추천을 통해 같은 아픔을 가지고 회복중인 멤버들 역시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늦은 나이에 공부를 하다 보니 많은 도움을 필요로 했고 그때마다 그동안 알고 지내던 복지사님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멤버 등등의 도움과 함께 무사히 매 학년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3학년 때 사회복지실습을 준비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기관이 실습을 받지 못했고 더 힘들었던 건 제가 다니는 병원마저도 실습기관으로 선정되지 못했기에 몹시 당황했지만 위기를 기회로 중독복지현장실습을 먼저 할 수 있어서 4학년이 시작할 무렵 학교에서 실시하는 중독재활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는 물러갈 생각도 없었고 이번에는 제가 다니는 병원에서 실습기관으로 선정되어 선실습으로 젊은 친구들과 3주 120시간 실습을 당당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저를 보시는 주치의께서도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기관의 모든 치료진들까지조금의 혜택도 없이 그 모진(?) 실습을 마치고 2학기도 무사히 마쳐서 드디어 졸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제게 주어졌습니다.

 

인천에서 처음 시행하는 회복상담가로 일을 하며 졸업만 생각하고 있는데주치의께서 또 말씀하십니다. “이젠 1급 시험을 보셔야지요?” 제게 너무 많은 것을 준비하게 하시는 건 아닌지요하지만 어차피 4년을 나름 열심히 공부했고 19, 20회 특강을 단 한 번도 결석 없이 들었던 터라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공부했습니다스트레스 받아가며 살을 6kg 정도 찌워가며 열심히 한 결과 역시 제게 최고의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 아침 주치의와 면담을 하며 충격적인 말씀을 들었습니다. “죄송하지만 박 경희님께 단 10%의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기적이 일어났네요?” 제가 답을 드렸습니다. “단 1%의 기대도 하지 않으셨나요전 그 1%의 기대와 많은 주위 분들의 응원으로 합격선에 도착했습니다.” 그렇습니다이건 기적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며 감히 이 글을 올립니다무려 42년만의 졸업입니다영광되고 감사한 졸업이라 생각합니다. 4년을 지내며 어려운 일이 없었을까요있었어도 제가 견디고 이기며 할 수 있었던 것은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모든 분들과 사랑하는 두 딸 덕분이라 생각합니다제 졸업장과 사회복지사1급 자격증을 우리 두 딸과 함께 받고 싶은 작은 욕심이 생기네요.

 

졸업이 제게 또 다른 삶의 길을 걸어갈 수 있게 열어 줄 거라 생각합니다학과장님 이하 모든 교수님들학우님들 감사합니다함께했던 지난 4년을 가슴에 품고 앞으로 남은 시간 열심히 살고자 합니다참고로 저는 올해 62세입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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