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디지털대학교

약이 되는 채소 이야기

쑥

글 · 사진 ｜최윤희 교수 / 원광디지털대학교 웰빙문화대학원 자연건강학과 

  봄이 한창이다. 세월이 어떻든 새싹들은 부지런히 단단한 나뭇가지를 뚫고 얼굴을 내밀고 봄꽃들도 흐드러지게 핀다. 언 땅을 뚫고 봄기운을 가득 담은 봄나물들을 먹을 때다. 동네 어른들 따라 바구니 들고 쑥이나 냉이를 캐러 갔던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입안 가득한 쑥이나 냉이 향은 잊을 수가 없다.
 국화과(Asterceae)에 속하는 쑥은 분류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많게는 400여종이 자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먹지도 않을 뿐 아니라 불법인 경우도 있다는데 우리나라는 단군신화에도 마늘과 함께 등장하고, 봄이면 쑥버무리, 쑥개떡, 쑥국 등 먹는 방법도 여러 가지인 인기 있는 봄나물이다.
 쑥을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애엽(艾葉)’  ‘빌’이라고 기록하고 있어 사자발쑥을 약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가 봄나물로 식용하는 쑥은 대부분 Artemisia princeps Pamp. 이라고 한다. 사자발쑥의 경우 황해쑥(Artemisia argyi H.Lév. & Vaniot)과 가장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봄나물로 먹는 쑥인 애엽(艾葉)은 성미(性味)가 신고온(辛苦溫)하고 비경(脾經), 간경(肝經), 신경(腎經)으로 귀경(歸經)한다. 뜸을 뜨는데 사용하기 때문에 구초(灸草)라고 불리기도 한다. 온경지혈(溫經止血)과 산한지통(散寒止痛) 효능이 있어 월경불순과 생리통, 자궁출혈 등 몸이 냉해서 생기는 부인과 질환에 많이 쓰이고, 습진이나 치질 등에 외용으로도 사용한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음력 3월 3일 아니면 음력 5월 5일에 채취한다고 했는데, 약으로 쓰는 것은 묵은 것이 좋다고 하여 《맹자》에 나오는 “7년 묵은 병에는 3년 묵을 쑥을 구한다(七年之病, 求三年之艾)”는 문장을 인용하고 있다. 물론 먹는 것으로는 하얗게 솜털이 난 바로 딴 쑥이 향이 좋고 맛이 있다.
 주의할 것은 쑥이 워낙 품종이 많고 약용으로 사용하는 쑥의 종류가 많다보니 종종 나물로 먹는 쑥과 다른 약용쑥을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사철쑥으로 알려진 인진(茵蔯)(Artemisia capillaris Thunb.), 인진쑥의 대용으로 사용되는 더위지기(Artemisia gmelinii Weber ex Stechm.,), 2015년 투유유 교수의 노벨상 수상으로 유명해진 개똥쑥(청호(菁蒿) Artemisia annua L.) 등이 약용으로 많이 사용되는데 이들은 앞서 이야기한 애엽(艾葉)과 달리 성질이 차서 주로 청열(淸熱) 효능의 약재로 염증성 질환에 많이 사용된다. 때문에 몸이 차서 부인과 질환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에게는 맞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애탕국

도다리가 살이 오르는 봄철 도다리쑥국을 많이 찾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소고기와 함께 완자를 만들어 먹는 전통음식인 애탕국을 소개한다. 온경지혈하는 쑥을 온중익기(溫中益氣) 효능이 있는 소고기와 함께 탕국으로 끓여 속을 따뜻하게 하면서도 부녀자의 월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선음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속이 냉하고 월경통이 있는 경우 영양식으로 좋다. 양지육수를 낼 때 보혈화혈(補血和血) 효능의 당귀를 한두 조각 넣으면 고기 누린내를 없앨 수 있고 쑥과도 잘 어울린다. 당귀가 많이 들어가면 쑥 향을 가릴 수 있으니 한 두 조각만 넣는다.

<재료 및 분량>

<만드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