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디지털대학교

이렇게 만나 뵙게 대해서 굉장히 반갑습니다. 제가 평소에 갖고 있었던 꿈 중에 하나가 ‘발효를 묻고 발효를 답하다.’라고 해서 술, 식초, 장, 김치 (분야의) 전문가들이 앉아서 여러분들과 토크 콘서트를 한 번 해보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제가 최윤희 교수님 뵀을 때 말씀을 드렸더니 ‘그거 우리 학교에서 한 번 해보면 어떨까요?’ 서양 학자들이 우리나라가 '발효의 왕국'이라고 하면 웃어 버립니다. 뭐라고 이야기하냐면요. ‘너네들은 주식을 발효 시켜 먹니?’ ‘우리 주식인 빵은 밀가루를 발효 시켜서 만든다’ ‘우리는 발효 식품을 주식으로 먹어!’ ‘우리는 치즈 없으면 못 산다!’ ‘치즈는 뭐니? 발효 식품이다!’ 그래서 사실 우리끼리는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외적으로 (우리나라가 발효의 왕국)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발효를 하면서 접하게 되는 문제들 중에 하나가 뭐냐면요. ‘전통’이라는 하는 단어예요. 일본의 전통을 이어가는 방법 중에 하나가 ‘전통을 계승하되 발전시킨다’는 대전제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전통이라는 하는 것은 오늘날의 진화의 벽을 넘지 못하면 그 전통은 사라진다. 쌀, 누룩, 물로 빚는 것을 전통주라고 불러요. 그런데 쌀도 옛날 쌀도 아니고 물도 옛날 물도 아니고요. 누룩도 옛날 누룩이 아닙니다. 과거의 술 빚기를 본인은 따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전통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게 아니고 그것들을 새롭게 해석해서 지금 만들고 있는 거라는 거예요. 그래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기본 시각은 어떤 거냐면 전통은 기본적으로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그 지식을 가지고 오늘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하는 것에 있어요. 그 과정에서 전통 지식은 기본이겠죠? 그런데 또 한 가지는 ‘과학’과 가까이하지 않으면 안 돼요. 과학을 가까이하지 않는 전통은 중요한 현실의 장벽을 넘어서는 데 있어서 무기를 상실하는 거예요. ‘식초용 술’과 ‘음용용 술’의 차이는 뭐가 있을 것인가라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 민족에게는 그 구별이 필요 없었죠. 먹다 놔두면 식초가 되니까. 그런데 중국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식초용 술을 별도로 만들어야 했었죠. 식초를 위한 술을 만들었죠. 그래서 식초용과 술을 만들기 위한 음용용 술은 기본적으로 다른 건데 이걸 우리는 어때요? 술 만드시는 선생님들이 식초를 가르치게 되면 음용용 술을 가지고 식초를 만드니까. 좋은 품질의 식초가 만들어지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생겼다는 이야기죠. 우리가 ‘천연종’을 어떻게 봐야만 할 것이냐?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나가야 만 할 것이냐? 그 ‘배양종’을 넘어서서 즉 술이 갖고 있는 그 다양성 또 복잡한 맛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천연종’이 갖는 장점들은 있지만 ‘천연종’의 한계 또한 있는 듯하다. 그 부분들에 대한 고민들이 좀 있어야만 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식초 전문가라기보다는 관찰을 잘하는 사람이에요. 식초를 담으면서 어떤 현상에 대한 관찰을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식초를 담으면서 계속 관찰하죠? 그러면 어느 순간에 ‘뭐가 생겼네?’ 그러면 ‘이게 왜 생겼을까?’라며 추론을 시작하죠. 그러면서 그걸 재연해 보기 위해서 다시 한번 그걸 실험을 해보는 거죠. ‘긍정’하되 항상 ‘검증’했으면 좋겠어요. 누군가가 식초를 먹고 암을 극복했다. 그러면 보통 우리는 말도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하죠? 여러분들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을 일단은 긍정을 해주는 거죠. 그다음에 뭘 하면 돼요? 맞나 틀리나 검증해 본 다음에 틀렸다고 결론지으면 되잖아요? 그러면 여러분들도 삶에 있어서 어떤 것이든 긍정하고 그것이 말도 안 돼가 아니라 내가 직접 검증해 보면 되잖아요? 그다음에 부정해도 늦지 않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이것으로 발효콘서트를 끝내겠습니다. 긴 시간 고생하셨습니다. 오늘 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