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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복식과학학과 김혜순 교수, 한복으로 독립운동가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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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4-08-19 조회수 1366

한국복식과학학과 김혜순 교수, 한복으로 독립운동가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다

202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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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웅' 한복 만든 김혜순 한국궁중복식 명장

죄수복 모습 끝으로 순국한

유관순 등 87人 의복 완성

한국인 첫 佛루브르 패션쇼

황진이·서편제 의상 제작도

"安의사 저고리 쪽빛원단은

어려운 환경속 절개를 의미

참전용사위한 한복도 제작"


한복을 입은 안중근과 유관순

[사진: 국가보훈부·빙그레]


1919년 3·1운동을 주도하다 일본 헌병에 체포돼 서대문 형무소에서 순국한 유관순 열사. 그동안 우리에게 각인된 그의 마지막 모습은 죄수복을 입은 빛바랜 흑백 사진이었다. 유 열사의 얼굴이 컬러로 복원된 적은 있지만, 죄수복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최근 광복절을 앞두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유 열사의 모습이 새롭게 공개됐다. "대한사람으로 왜인 판사 앞에 서는 것이 하늘에 부끄럽다"며 얼굴에 먹물을 칠했던 조용하 지사도 원래 얼굴과 함께 수의를 벗고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찾아왔다. 안중근 의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 등 다른 독립운동가들 역시 한복을 입고 돌아왔다.


국가보훈부와 빙그레가 함께 진행한 이번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은 옥중 모습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순국한 독립운동가 87명의 사진을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바꿔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이들의 흑백사진을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컬러로 복원하고, 실제 제작한 한복과 합성했다.


복원에 사용된 한복의 디자인은 김혜순 한국궁중복식 명장(67)이 담당했다. 김 명장은 한국인 디자이너 최초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초청 패션쇼를 진행했고, 세계 25개 도시에서 50회 이상의 초청 한복 패션쇼와 전시를 했다. '토지'와 '황진이', '서편제', '천년학' 등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의상 제작을 맡기도 했다.


김혜순 한국궁중복식 명장

[김혜순 한국궁중복식 명장. 사진: 김혜순 한복]


매일경제와 만난 김 명장은 "평소 생각해왔던 프로젝트를 국가보훈부에서 먼저 제안해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어 그는 8년 전 중국 뤼순감옥 박물관을 방문했던 기억을 꺼내놨다. 안중근 의사가 수감됐다가 서거하고, 단재 신채호 선생이 옥고를 치르다 병사한 곳이다.


"수형 번호가 적힌 표식을 가슴에 달고 있는 안 의사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흘렀어요. 마지막 모습이 이렇게 초라하게 남아선 안 된다고 생각했죠. 죄수복이 아닌, 영웅다운 모습으로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멋진 한복을 지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원본 사진(왼쪽)과 AI를 활용해 복원된 이미지

[안중근 의사의 원본 사진(왼쪽)과 AI를 활용해 복원된 이미지. 사진: 국가보훈부·빙그레]


김 명장은 "옷이 주는 힘은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병헌 주연의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의상 제작을 맡은 바 있다. "저잣거리의 광대에게 왕의 옷을 입히면 진짜 왕이 되는 법이에요. 물론 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된 설정이지만 현실에서도 다르지 않죠. 관직에서 내려올 때 옷을 벗는다고도 하잖아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김 명장은 4개월 동안 정성을 쏟았다. 직접 옷감을 골라 염색하고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며 독립 영웅들이 입을 옷을 제작했다. 양반가 남성들이 입는 바지와 저고리, 조끼, 두루마기, 도포까지 재현했다. 여성은 치마와 저고리, 배자, 두루마기까지 갖춘 옷차림을 만들었다. 생존 애국지사 6명에게도 김 명장이 맞춤 제작한 한복이 전달됐다.


한복을 입은 유관순 열사

[한복을 입은 유관순 열사. 사진: 국가보훈부·빙그레]


안 의사가 입은 한복의 쪽빛 원단은 어려운 환경 속에 피어났던 절개를 의미한다. 유 열사의 소목빛 저고리엔 나라를 위한 희생정신을 담았다고 김 명장은 소개했다. "독립 영웅들이 생전에 광복을 맞이해 안락한 시간을 보냈다면 어떤 옷을 입었을까 고민했어요. 가장 좋은 옷감으로 최고의 한복을 만들어드리고 싶었죠."


김 명장은 독립지사는 물론 6·25 참전용사와 그 후손들에게도 한복을 선물할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그는 3년 전 '유엔군 참전의 날'과 '한국·콜롬비아 정상회담'을 계기로 방한한 유엔 참전용사에게 한복을 선물한 바 있다. "독립 영웅들과 참전용사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론 해외에 계신 국가유공자들께도 한복을 선물할 거예요. 그분들께 빚진 평화와 자유를 조금이라도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영상 바로가기]

처음 입는 광복 | 빙그레 (Full ver.)


[기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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