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U 졸업스토리
제목 | [2022 최우수작] 열린 문으로 들어가라 - 장성빈(전통공연예술학과) | 등록일 | 2022-02-17 | 조회수 | 91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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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최우수작] 열린 문으로 들어가라 - 장성빈(전통공연예술학과)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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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전통공연예술학과에서 판소리를 전공한 장성빈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마다 통과의례처럼 겪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지적장애를 안고 있는 특수교육대상자입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도 특수학교로 입학시켜야 할지, 일반학교로 가는 게 좋을지 부모님이 많은 고민을 하셨지만(사실 이 문제는 어린이집 입학 때부터 겪어야 했습니다) 특수반 선생님이 처음에는 “특수학교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하셨다가 이후“최선을 다할 테니 우리 학교로 오라” 하셔서 저는 일반학교로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반학교에 입학한 뒤 특수학급에서의 개별 수업과 통합수업을 통해 저는 무난히 기초학습을 할 수 있었고 또한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판소리를 시작하게 된지라 교내에서는 선생님들의 기대와 관심이 큰 울타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제가 소리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재능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판소리를 전공하기 위해 전주예술중학교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비 장애 친구와 실기 공동수석으로 합격하였지만 특수교육 대상자의 입학 선례가 없었던 학교 측에서는 밤늦게까지 2번이나 교무회의를 하실 정도로 선생님들의 고민과 찬반이 엇갈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의 열정과 노력을 인정해 주시고 저는 그렇게 전주예술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전주예술고등학교까지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시점에 서울의 국악학교에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전형이 생겨서 도전을 하였지만 낙방의 쓴 고배를 마신 경험도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꼭 대학을 가야 하느냐? 판소리만 열심히 하면 되지 않느냐? 하는 분들도 있어서 몹시 서운한 적이 있었습니다. 장애가 있기 때문에 공부가 더 이상 필요 없는 게 아니라 장애가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고 교육의 힘과 결과를 누구보다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저는 꼭 대학을 가야겠다고 결심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음악과나 국악과가 있는 전국의 4년제 대학교의 입시요강을 모두 살펴봤을 때 재외 국민을 위한 특별전형은 많았지만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특별전형이 있는 곳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고 그것도 예술대학 혹은 음악과 통틀어 1명, 혹은 2명이 전부여서 사실 제게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는 것보다 더 좁은 문이었습니다.
입시 때마다 반복되는 참담한 기억들로 재수를 해서라도 재도전할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것이 과연 최선의 길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대학교에서는 장애로 인한 또래들로부터의 상처에 얽매이지 않고 소리와 공부에만 전념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저는 디지털 대학의 요강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처럼 장애를 가지고 실용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사이버 대학으로 입학하는 경우를 보았기 때문에 저는 사이버 대학에도 한국음악과가 있는지 찾아보다가 원광디지털대학교에 전통공연예술학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언제든지 반복해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판단되어 저는 미련 없이 원광디지털대학교로 원서를 내게 되었습니다.
입학식은 참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마치 형님, 큰 선배님, 혹은 부모님 같은 학우님들과 함께 MT와 워크숍, 실기센터에서 수업을 함께 하면서 또래 세계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시는 학우님들이 얼마나 진지하고 열심이신지 저도 덩달아 더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장애, 비장애를 떠나, 저와 같이 소리와 연희를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 한바탕 어우러지며 신명이 넘쳐났던 워크숍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부족함이 많음에도 늘 칭찬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던 교수님들, 선배님들, 학우님들 덕분에 저의 지난 4년은 온통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졸업연행평가에서는 제가 최우수연행자로 선정되어 그 감격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데 지난 세월의 아픈 기억들을 모두 훨훨 털어버릴 수 있을 정도라 말씀드려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김동원 학과장님과 전통공연예술학과 모든 교수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사회로 나아가 원광디지털대학교의 자랑스러운 동문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며 문화예술교육사, 장애인식개선강사 자격증에도 도전하며 세상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도전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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