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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2 우수작] 초롱이 할머니 - 김정임(사회복지학과) 등록일 2022-02-17 조회수 8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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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우수작] 초롱이 할머니 - 김정임(사회복지학과)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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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나는 회사에서 초롱이 할머니가 되었다.먹고살기 바빠서 일요일도 없이 하루 12시간 맞교대 일을 하면서 집에 오면 지쳐 쓰러지고 다음날 눈뜨면 또 출근하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생활을 하다 정부시책으로 52시간제를 시작하자 회사에서는 주중에도 하루를 쉬어주고 일요일은 무조건 쉬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렇게 남아도는 시간에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대학을 가보면 어떨까 싶어 딸에게 말했더니 너무 좋은 생각이라며 원광디지털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회사에서 초롱이 할머니가 되었다.
먹고살기 바빠서 일요일도 없이 하루 12시간 맞교대 일을 하면서 집에 오면 지쳐 쓰러지고 다음날 눈뜨면 또 출근하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생활을 하면서 문득문득 내가 이게 사람이 살고 있는건가 하는 의문이 들곤 했다. 그런데 정부시책으로 52시간제를 시작하자 회사에서는 그 법을 지키기 위해 주중에도 하루를 쉬어주고 일요일은 무조건 쉬어야 했다. 물론 월급 액수 또한 줄어들었다.

처음엔 이 정책에 화가 나고 갑자기 여유가 생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줄을 몰라서 그저 집에서 뒹굴뒹굴 잠자는 일로 소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렇게 남아도는 시간에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대학을 가보면 어떨까 싶어서 딸에게 그 뜻을 밝혔더니 엄마 너무 좋은 생각을 했다면서 인터넷을 뒤져서 원광디지털대학에 입학을 시켜주었다. 컴퓨터를 켜고 끌줄도 모르던 나에게 입학 선물이라면서 노트북을 사서 학교를 깔아주고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고 간 딸의 덕분에 나는 원광디지털대학교 학생이 되었다. 행여 잘못 건드려서 학교에 들어갈 수 없게 될까 봐 얼마나 가슴 졸이면서 덜덜 떨리는 손으로 클릭을 했던지.....

대학생활은 나에게 신천지였다. 엠티를 가고 익산까지 특강을 들으러 가고 하영진 교수님의 특강을 들으면서 나도 1급에 도전해야겠다는 꿈도 키웠다. 류은주 교수님 주도로 신광원이라는 요양원에 봉사활동을 가서는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고자 노력도 했다. 아는 것이 너무 없어서 그저 두렵고 떨리기만 하던 1학년 시절 정철현 회장님과 이화진 학우님의 도움은 또 얼마나 큰 힘이 되었던가.

그러던 내가 한해 한해 해가 거듭나면서 컴퓨터도 능숙해져서 이제는 웬만한 사무원보다 워드를 잘 한다고 조심스럽게 자부할 만큼 늘었고 연말정산이다 뭐다 컴퓨터 할 일만 있으면 며느리를 불러대던 내가 무슨 일이든 혼자 척척해내는 정말 초롱초롱한 할머니가 되었다. 회사에서도 소소한 노동법이나 근로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라든지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사소한 질문에 설명을 해주고 길을 가르쳐주다 보니 초롱이 할머니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처음에 대학을 가겠다고 했을 때 회사 직원들은 노인대학 가느냐고 무슨 가당치도 않은 말을 한다고 했다. 언니 아직도 학교 다녀? 하고 심심찮게 물어오는 동료들에게 응 다녀 하던 것이 벌써 4년이 되어서 이제는 내일모레 졸업이야 했더니 모두들 대단하다면서 부러워한다. 내가 가장 보람 있게 여겨지는 것은 공부를 하는 내 모습을 보고 우리 회사 직원들이 우리 학교에 입학을 했다는 사실이다. 또 내 여고 동창 친구들이 함께 우리 학교에 입학을 해서 지금 재학 중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더 이상 두렵고 떨리지 않는 어엿한 선배가 되어서 그들에게 지도를 해주는 입장이 되어있는 내 모습이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얼마 전에는 이경욱 교수님의 주도하에 선배님들의 사업체에 견학을 다녀왔다.
정년을 앞두고 있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놓여있는데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앞길에 희망의 불이 환하게 켜졌다.

내가 실습을 가서 나의 숨은 모습을 발견했을 때 느꼈던 희열. ‘그래 나는 사회복지에 맞춤형 인간이었어.’ 그리고 지금 퇴직 후에 재가복지센터를 차려야겠다는 꿈이 합쳐져서 지금의 나는 퇴직 후에 무엇을 하지? 하는 두려움 대신 퇴직 후의 사업에 대한 설계로 설렘이 가득한 할머니가 되었다. 이 학교에 다니게 된 것이 나의 인생 후반기에 이렇게 큰 선물을 안겨 줄 거라는 것을 처음에는 몰랐다. 이제 돌아보니 교수님들의 열정이 선배님들과 후배들을 끊어지지 않게 이어줌으로써 넘어지지 않고 4년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 주신 것 같다. 그리고 선배님들이 앞서간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주시고 친절하게 가르쳐주심으로 후배들에게 빛이 되고 길을 찾는 이정표가 되는 것 같다.

이제 나도 새로운 나의 인생 이모작을 잘 일구고 가꿔서 선배님들의 뒤를 따라가는 자랑스러운 후배가 되고 싶다. 후회 없이 열심히 공부한 덕에 심리 상담학과 복수 전공을 해서 두 개의 학사를 취득하고 1급 시험에도 도전을 하게 되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서글퍼진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자신감과 희망에 가득 차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서 4년 전의 내 선택이 얼마나 잘한 선택이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지금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말한다. 나이 들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공부를 시작해라 사람은 배움으로 새 삶을 얻고 배워야 현실을 깨고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나에게 행복한 노년을 안겨준 원광디지털대학교 모든 교수님들 그리고 선배님들 든든한 나의 지지자 내 딸 모두들 사랑한다.

그리고 나의 4년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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