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U 졸업스토리
제목 | [2023 우수작]도전하고 즐기자! 내 나이가 어때서 - 진선주( 사회복지학과 ) | 등록일 | 2023-03-30 | 조회수 | 78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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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우수작]도전하고 즐기자! 내 나이가 어때서 - 진선주( 사회복지학과 )
202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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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고 즐기자! 내 나이가 어때서.
진선주(사회복지학과)
엊그제 사회복지학과 3학년에 편입한 것 같은데, 벌써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였지만, 내 인생 2막의 황금기를 보낸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몇 년 전 어느 여름날, 교통사고가 났다. 척추 3번 5번 골절. 늑골 9번 10번 골절. 복장뼈 골절.
온종일 반듯하게 누워 천장만 바라본다. 뼛조각을 반듯하게 다듬어 나사못으로 고정해놓은 것 같은 천정의 석고 보드에 은빛 알루미늄 커튼 봉이 여섯 칸의 구획을 나누고. 무거운 커튼은 그 봉에 목을 매고 있다. 블라인드에 반쯤 가려진 창밖으로 건물에 가리어진 손바닥만 한. 하늘이 보인다. 침대에 누워 간병인이 먹여주는 밥을 먹고, 누워서 양치질하고, 누워서 용변을 해결하고, 도와주는 사람에게 미안해 음식물을 조절해 먹으며 온종일 천장만 바라보며 생각한다. 그동안 아무런 생각 없이 해 왔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미처 깨닫지 못했다. 아침에 눈을 뜰 수 있다는 것. 숨을 쉴 수 있다는 것.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손과 발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병상 일기 중에서-
삼 개월 동안 병원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다. 퇴원만 하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그것은 착오였다. 몸은 예전 같지가 않았고. 다친 허리 때문에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불편했다. 몸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니, 이십 년쯤 훌쩍 늙어버린 것 같아서 자존감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우울한 생각에서 벗어나려고 애쓸수록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 같았다.
그때. 잘 아는 동생이 원광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과에 입학했다고 자랑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이거다 싶었다.
“아픈 몸에 집중하지 말고 공부를 해 보자.”
곧바로 컴퓨터를 켜고 원광디지털대학을 검색했다. 이미 1차 모집이 끝나고 2차 모집 마감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였다. 어느 학과에 지원해야 할지 고민했다.
재활의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집주변에서 가끔 쓰레기를 줍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재활용품을 수집하나 싶었다. 그러나 갈수록 초췌해지는 모습과 음식물 쓰레기를 주워 먹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행정복지센터로 가서 그분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적이 있었다.
내가 사회적 약자가 되어보니 자연스럽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눈길이 갔다. 그래서 사회복지학과에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부지런히 자기소개서와 함께 3학년 편입원서를 썼다. 사회복지학과는 2차 모집인원이 적어서 초조한 마음으로 결과발표를 기다렸다.
드디어 합격.
환갑 나이에 새롭게 대학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 마음은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개강하고 공부하려고 하니, 허리가 불편해 앉아서 강의를 듣기가 쉽지 않았다. 이왕에 시작했으니 ‘즐겨 보자’라는 생각으로 재활 운동을 겸해서 공원이나 운동장을 걸으며 핸드폰으로 강의를 들었다. 또 교재를 들고 집안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하기도 하고, 서서 공부하기도 했다. 잠깐씩 앉아서 과제도 열심히 했다. 이렇게 한 학기를 공부에 집중하다 보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마음을 힘들게 하던 우울증도 사라졌다.
2학기가 되면서 대학을 다니며 새로운 경험과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교육 근로를 신청했다. 나이가 많아서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내 나이가 어때서!” 학생이니까 도전은 가능했다.
사회복지학과에서 근로해 보라는 제의를 받고 익산 캠퍼스에서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봄에는 영산홍과 함께하고, 여름이면 수덕호의 플라타너스 그늘을 즐기고, 가을에는 떨어지는 노란 은행 나뭇잎과 출퇴근길을 함께 하며, 사회복지학과 사무실에서 조교 선생님을 도와주며 사회복지현장실습에 관한 내용을 익혔다. 실제로 현장실습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4학년이 되어 사회복지학과 회장에 당선되었다. 이 또한 새로운 도전이었다. “가치 있는 일을 같이”를 목표로 하고. 그동안 학과 사무실에서 익혀온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학업이나 현장실습에 관한 어려움이 있는 학우님들에게 멘토 역할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 동안 이루어지지 못했던 한마음 축제와 사회복지학과 MT를 준비하며, 학우님들이 학창시절을 즐기고 소중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다해 준비하여 함께 즐겼다. 그러면서도 꼼꼼하게 수업 계획을 세워 과목수강과 현장실습을 마치고 사회복지사 자격요건을 갖추었다.
이경욱 교수님의 ‘우리 동네 복지사 양성 교육’ 특강을 듣고. 아직은 학생 신분이지만, 사회복지사의 첫걸음을 떼기 위한 예행연습으로 익산시 북일 노인정과 신동 부녀복지회관에서 ‘우리 동네 복지사 활동’에 나섰다. 이곳의 어르신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치매 예방으로 십 원짜리 화투를 치거나, TV를 보는 것이 전부였다. 오늘이 내일과 같고, 또 내일이 오늘과 같은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활력을 주고 싶어서, 익산시 문화도시지원센터에 「문화역사동아리 지원사업」공모에 기획서를 내고 새로운 도전을 했다.
마침내 심사에 통과해서 사업비를 받았다. 이 사업으로 신동 부녀복지회관과 북일 노인정 어르신들의 선행적 삶과 경험을 기반으로. 인생 이야기를 채록하고 글로 정리하여「신리마을 사람들의 희(熙)스토리」문집을 발간했다. 이 사업을 통해 명장이나 장인이 아닌 지역적, 문화적으로 소외된 어르신들의 삶을 드러내어 반짝 빛내 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사업비가 한정되어 있었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나는 사회복지사다’를 자신에게 주문을 걸며, 주변의 자원을 찾아내고 지원을 받아서 희스토리에 참여한 어르신들과 동네 주민들을 초대하여 콘서트를 열어 큰 호응과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재미있는 우리 마을 스토리 - 신리마을 희(熙)스토리
이렇게 2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고. 그동안 활동한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암흑 같은 시기에 원광디지털대학을 만나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즐길 수 있었고, 내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황금기를 보낸 것 같습니다.
다시 나를 찾고, 어깨에 날개를 달아준 원광디지털대학교 학장님, 사회복지학과 학과장님,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그동안 함께 공부하며 소중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신 사회복지학과 학우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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