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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5 장려작] 회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다시 학생이 된 이유 - 김정아(상담심리학과) 등록일 2026-03-10 조회수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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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장려작] 회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다시 학생이 된 이유 - 김정아(상담심리학과)

202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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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다시 학생이 된 이유

김정아(상담심리학과)


멈춰 버린 일상, 그리고 용기 있는 결심

2023년 하반기는 제 인생에서 가장 조용하면서도 가장 치열했던 시간이었습니다.유방암 치료를 마친 뒤 몸은 서서히 회복의 길에 들어섰지만, 마음은 좀처럼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치료만 끝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줄 알았는데, 돌아온 일상은 낯설기만 했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과 우울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었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쳐 있었다는 사실을요. 그 시간의 끝에서 저는 원광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과로의 편입을 결심했습니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라기보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돌보는 법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학생이 된다는 선택은 단순한 새로운 도전이 아니었습니다. 멈춰 서 있던 삶을 다시 움직이기 위한 절박한 의지였고, 제2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만 했던 출발선이었습니다.

“잘 오셨어요”, 얼어붙은 마음을 녹인 한마디

익산캠퍼스에서 열린 오리엔테이션 날을 잊지 못합니다. 낯선 공간과 이름들 사이에서 긴장한 채 앉아 있던 제게 김영혜 학과장님은 “잘 오셨어요”라는 따뜻한 인사를 건네주셨습니다. 그 한마디는 그동안 스스로에게조차 허락하지 못했던 위로가 되어 가슴에 깊이 남았습니다. ‘아, 난 여기서 다시 배워도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겠구나.’확신이 들었죠. 무엇보다 입학식에 참여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날은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운 첫 번째 용기의 순간이었습니다. 본격적인 공부는 제 삶의 속도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바꾸어 놓았달까요.

설레는 마음은 감출 수 없이 온라인 학습으로 이어진 강의 시간은 곧 저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습니다. 항암치료 이후 겪어온 우울과 불안의 정체, 감정이 몸에 남기는 신호들을 이해하게 되면서, 결코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는 사실도 배웠습니다. 원광디지털대학교에서 저는 처음으로 감정을 밀어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마음챙김’은 이론을 넘어 제 일상의 숨통이 되어주었습니다.

사람을 단정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 배움, 그리고 기다림

강의실에서의 배움은 교재 속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교수님들의 강의에서 소개된 실제 사례들은 이론을 추상에 머물게 하지 않고, 삶의 현장으로 자연스럽게 불러냈습니다. 특히 심리검사(MMPI, TCI) 결과를 바탕으로 척도 하나하나를 해석하며 레포트를 작성하던 과정은, 학습을 넘어 제 마음과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 시간이었습니다. 숫자와 용어 너머에서 저는 타인의 이야기가 아닌, 분명히 ‘나 자신’을 읽고 있었습니다.

임상심리 강의 시간에 접한 로르샤흐 카드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단순한 해석의 기술이 아니라, 한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정서의 흐름을 조심스럽게 읽어내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상담은 사람을 함부로 단정하지 않는 학문’이라는 신뢰를 마음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2024년부터 이어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그리고 서울캠퍼스에서 진행된 임상심리 현장실습은 제 내면 성장의 분기점이었습니다.
김영훈 박사님의 세심한 지도 아래, 저는 완성이 아니라 ‘준비와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습니다. 상담은 서두르는 일이 아니며, 묵묵히 기다려 주는 힘 또한 전문성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강의를 듣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늦었다고 느끼는 순간이야말로 시작일 수 있다는 말처럼, (편입해서)2년 동안의 시간은 40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제 삶의 자세를 다시 세우게 된 결정적인 전환점이었습니다.

빗속의 고속도로에서 만난 ‘사람 중심의 공동체’

배움의 길에는 예기치 못한 흔들림도 있었습니다. 2025년 여름,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던 날 서울캠퍼스로 향하던 중 휴대전화가 갑자기 먹통이 되었고, 저혈당 증세까지 겹쳤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한참을 쉬며 막막함에 머물던 순간, 제 상황을 전해 들은 김영혜 교수님께서 보여주신 진심 어린 걱정과 배려는 오래도록 잊히지 않습니다. 그날 느꼈던 마음과 진심은 교수와 학생의 관계를 넘어, 한 사람의 삶을 온전히 살피는 우리 <상담심리학과>만의 ‘사람 중심 공동체’를 깊이 체감했습니다.

교실로 돌아온 나, 아이들의 ‘마음 너머’를 보다

2년 6개월간의 휴직을 마치고 2025년 11월 14일, 저는 다시 교실로 돌아왔습니다. 공백 이후의 복직은 쉽지 않았지만, 제 시선은 이전과 분명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상담심리학과에서 배운 ‘관계의 언어’ 덕분에 이제는 아이들의 문제 행동 너머에 숨은 마음을 먼저 살피게 되었습니다. 초등학생 아이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와 말의 온도를 읽어내는 시선이 생겼고, 감정을 다루는 저의 태도 또한 한층 단단하고 유연해졌습니다.

다시 선택한 삶, 성장은 멈추지 않습니다

사르트르는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고 말했습니다. 원광디지털대학교에서 저는 ‘암 환자’나 ‘초등돌봄전담사’라는 이름에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매 순간 스스로 선택하며 나아가는 존엄한 존재임을 배웠습니다. 졸업을 앞둔 지금, 원광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과는 제게 단순한 전공 그 이상의 의미로 남아 있습니다. 나 자신을 다시 신뢰하게 만든 회복의 공간이었고, 타인과 연결되는 방법을 배운 삶의 이정표였습니다. 김영혜 학과장님, 김영훈 박사님, 그리고 늘 곁을 지켜준 송하영 회장님과 학우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상담심리학과를 선택한 것은 제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때로는 실수하더라도 다시 배우며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 속에서, 저는 앞으로도 ‘매일 성장하는 상담가’로 하루를 시작하려 합니다. 배움은 졸업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저의 진짜 공부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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