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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5 우수작] 어둡던 스물다섯, 원디대는 밝은길로 이끌었다. - 손혜리(전통공연예술학과) 등록일 2026-03-11 조회수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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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우수작] 어둡던 스물다섯, 원디대는 밝은길로 이끌었다. - 손혜리(전통공연예술학과)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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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던 스물다섯, 원디대는 밝은길로 이끌었다.

손혜리(전통공연예술학과)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른 이혼으로 저는 혼자 성장하며 현실을 몸으로 겪어야 했습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무너졌을 때도, 지금도 세상은 여전히 단단하고 버티기 버거운 곳이었습니다. 저는 돈을 벌기 위해 학교 대신 일터를 선택했고, 어떤 알바든 해내는 굳은살만 박힌 아집 많은 어른이 되어갔습니다. 어른이 되어도 ‘어른’을 만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스물다섯이 되던 해, 저는 결심했습니다.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눈을 갖기 위해 대학을 가자.' 정말 많은 고민과 두려움으로 입학했습니다.

저는 매일 새벽 4시 46분, 같은 시간의 첫차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해 새벽 알바를 마치면 또 다른 알바가 기다렸습니다. 하루 16시간의 노동 속에서 저는 끝이 보이지않은 두꺼운 콘크리트 터널같은 삶 속에 갇힌 듯했습니다. 그러나 대학생이라는 명분은 무력했던 저에게 진정한 사회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대학 생활을 하며 저는 문화예술과 관련된 꿈을 찾게 되었습니다. 특히 문화재단의 기획학교에서 막연히 상상만 했던 문화기획자의 인턴십을 경험하며 진로에 확신을 갖게 되었고, 많은 대외활동으로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쓰임새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학교가 준 첫 번째 큰 선물이었습니다.

알바비를 모아 모아서 실기실습을 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첫 실기실습의 두려움에 가득찬 제게 엄마와 같은 학우님들이 정말 이쁘다, 정말 착하다며 쉬는시간마다 간식도 주시고, 배웠던 수업내용을 공유하며 정말 친구처럼 대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깊은 사랑으로 데미지가 깊게 배겼을 때에 연습실 바닥에 누워 다리를 벽에 얹어 마사지하면서 학우님들과 사과 깎아먹으면서 손장단으로 장단 복기했을 때,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밥을 먹어야만 다음 수업을 듣는다며 학우님들과 꾸역꾸역 벽을 짚으며 식당으로가 함께 고봉밥을 먹을 때, 제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이 접혀 쓰러질 때에도 뒤에서 본 학우님이 "그것이 오금질이야!" 하고 알려줬을 때.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않는 속상함에 바닥에 앉아 울던 학우님을 볼 때, 안 되는 이유를 찾아 "역시 나는 안돼." 하며 주저앉은 제게 "할수있다! 일어나서 오금질을 하자. 몸이 힘들면 잡생각도 안 든다.며 몸을 더 힘들게 하자"는 학우님들을 볼 때 지금 다시 생각해도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귀한 배움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초반 계획하지 않았던 복수전공까지 약 5년의 대학생활을 꽉 채우며 많은 필름들이 지나갑니다
버킷리스트였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기초만 배워보는 생각으로 수강했던 한복공예기초 과목이 생각납니다. “과제를 제출하지 않을시 F처리가 된다.” 는 안내를 보지 못 한 채 '기초'라는 단어에 안일하게 도전했던 저는 임박해오는 과제제출 만기일자에 이기지못해 처음으로 당근이라는 어플에서 한복짓는 장인분들께 쪽지를 보내 돌쟁이 한복을 만드는 데에 도움을 요청했고, 옷본과 쿠팡으로 급하게 산 금박들과 다리미 초커등 한바가지를 들고 무대뽀로 공방을 찾아가 도와달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많은 현실 문제로 ' 하나를 구입해서 제출해라. 그에 맞게 만들어주겠다.' 라는 사장님들의 고견이 있었으나 그것은 교수님의 가르침이 분명코 아니었기에 알바와 과제의 틈새에서 저는 해진 옷본과 눈물의 편지를 작성하는 것으로 과제를 대신했습니다. 박춘 화교수님은 제 택배를 다시 돌려주실 때, 쪽지로 " 화이팅하세요~' 라는 답신을 보내주셨고, 정말 이토록 긴장되는 성적확인을 겪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F 가 아닌 C+ 로 저는 화이팅하게 되었고, 이 이후로 가벼운 마음으로, 또 상세내역을 보지 않은 수강신청을 하지않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수업만 들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학우라는 이름으로 많은 인생 선배님들과 어른들을 만나며 다양한 시각과 태도를 배웠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생활하며 학교가 흔히 얘기하는 '집과 절' 같았습니다.

대학을 졸업하는 달, 작년 8월 저는 오랜 시간 머물렀던 고시원을 떠나 전셋집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이사'라는 거주지 변화가 아니었습니다. ‘예술인이 거주할 수 있는 집’이라는 점이 저에게는 참 상징적이었습니다. 그 집에 입주를 준비하며 그동안 저를 지나쳤던 사람들이 정말 생경히 지나갔습니다. “사람은 배워야 된다.” 라는 알바 때 사장님과“너는 너무 순수하고 착한사람이야. 그래서 어린 너가 나의 꿈이 되어줬으면 좋겠어”라는 학우님들의 말은 힘들 때에도 휴학을 선택하지않고 꾸준히 재학을 이어간 제게 마침내 나의 원디대 라는 선택이 맞았다. 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제게 "원디대 입학이 어떠냐?"는 질문을 블로그를 통해 많이 합니다.
저는 항상 "'원'하는 만큼 원디대다. 끝없이 가져갈 수 있고, 많은 선생들이 계신 곳이다." 라는 말을 부쩍 합니다. 그래서 저는 늘 감사한 마음으로 말합니다. “우리 학교는 나에게 정말 집도 해주고, 절도 되어준 학교야. 그리고 무엇보다 선생님들은 나의 부모님처럼 가르침을 주셔.“ 저는 오늘도 이 말에 진심을 담습니다.
 
저는 우리학교와 교수님들, 그리고 이 길에서 나와 함께해 준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서른 두살이라는 나이, 이제 저는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흔들리지 않는 사람으로 한 걸음 나아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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