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의 전파(차와 다)

송해경 교수(tea1070@hanmail.net)

차의 원산지는 주로 운남성, 사천성, 귀주성을 중심으로 한 운귀고원지대이고, 이 지역에서부터 차문화가 발원하여 중국 전역으로 보급되고, 육로와 해로를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중국은 워낙 넓다보니 카멜리아 시넨시스라는 학명을 가진 차의 명칭도 가(檟), 설(蔎), 천(荈), 명(茗), 도(荼) 등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불리웠다. 이렇게 다양한 명칭을 차(茶, tea)자로 통일한 사람은 당나라 때 육우이다. 육우가 『다경』에서 처음으로 언급한 이래로 오늘날까지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차를 음용하는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통용되는 명칭은 차(cha)와 다(tea)로 나뉘어서 사용하고 있다.

차(cha)의 명칭을 사용하는 나라는 광동성에서 통용되던 용어인 차가 육로를 통해서 북쪽 아시아 국가들에게 전해졌고, 다(tea)의 명칭은 복건성에서 통용되던 용어인 다(tea)가 해로를 타고 유럽 전역으로 전해졌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광동성의 해안가에 있는 항구도시가 무역항으로 역할이 매우 컸으므로 광동성에서 해로를 타고 해외에 알려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을 통해서 복건성의 차 명칭인 다(tea)가 해로를 통해 유럽에 알려지게 된 배경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이에 앞서 대항해시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대항해시대에는 향료전쟁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차를 포함한 향신료를 얻기 위해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필사적으로 뛰어 들어 향신료를 얻기 위해 식민지를 구축해 나갔다. 특히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식민지 쟁탈전은 경쟁적으로 이루어졌다. 자연히 충돌이 자주 일어나게 되고 두 나라는 교황의 중재 하에 1494년 토르데시야스 조약을 맺게 된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당시 강대국이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자기들 마음대로 세계를 두 나라가 양분하여 지배하기로 협정을 맺었다. 카보베르데섬 서쪽 46도 지점을 기준으로 남북 방향으로 일직선을 그려 경계선 동쪽으로는 포르투갈이, 서쪽으로는 스페인이 차지하기로 한 것이다. 그만큼 향신료를 차지할 수 있는 식민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아프리카를 거쳐 인도에 도착한 포르투갈은 인도산 후추를 얻었고, 콜럼부스에 의한 아메리카 대륙은 스페인의 식민지가 되었다. 그 중 중국에 가장 먼저 입성한 국가는 포르투갈이었다. 1554년 포르투갈은 광동성 광주에서 명나라에 세금을 충실히 내겠다는 약속을 하고 무역을 체결한다. 그리고 명나라 관리를 매수해서 마카오를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만들었다. 그래서 광동성 마카오의 방언인 차(CHA)라는 발음을 그대로 수입하여 유럽에서 유일하게 차라고 부르는 나라가 된 것이다.

그런데 1588년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영국에게 패배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1600년대에 들어와서 포르투갈의 지배력이 약화되자 포르투갈을 통해 향신료를 공급받던 네델란드는 본격적으로 동아시아로 진출을 한다. 1600년 영국이 동인도회사를 설립하자 네델란드도 1602년 동인도 회사를 설립하였고, 바타비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총독정청을 두고 동아시아 향료무역을 독점하게 된다. 1656년 네델란드 상인들은 황제에게 삼배구고(三拜九皐: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땅에 조아리는 예)의 예를 갖춰 중국인의 마음을 열었다. 네델란드는 포르투갈이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광동성을 피해 네델란드는 복건성을 열어 자신들과 무역하도록 협박하였으며, 중국 마카오에 거주하는 포르투갈인을 명 정부가 내쫒아 줄 것을 요구하였다.

명 정부는 네델란드의 요구를 거절하자 1622년에는 네델란드는 포르투갈을 대상으로 전쟁을 벌였고, 마카오에서 포르투갈 군대에 패배하였다. 17세기 동양 최대의 무역회사였던 네델란드의 동인도회사는 중국에서 눈을 일본으로 돌렸다. 카톨릭 국가였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식민지 개척의 대의명분은 선교였다. 한편 개신교였던 네델란드는 기독교 국가로서 선교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기독교를 탄압하던 에도막부는 네델란드를 유일한 거래상대로 여겼다. 일본 정부는 나가사키(長岐) 앞에 데지마(出島)라는 인공 섬을 만들어 제한적으로 무역을 개방하였다. 일본은 난학(蘭學)의 서양학문을 접하였고, 네델란드는 일본의 은화가 수입원이 되었다. 박연(벨테프레)과 하멜이 조선에 오게 된 것도 일본과 네델란드 동인도회사가 무역거래 이후인 것이다. 따라서 유럽에 차가 알려진 것은 네델란드 동인도 회사를 통한 중국과 일본의 차였다.

그러나 유럽의 국가 중 비교적 늦게 중국의 차무역에 뛰어든 것은 영국이었지만 1660년대중국 복건성의 무이산차를 수입하기 시작하면서 영국은 유럽의 국가 중 차문화가 가장 널리 보급된 나라가 되었다. 자연히 복건성의 차가 수입되면서 복건성의 발음인 다(TAY)가 유럽에서 널리 쓰이게 되어 TEA가 된 것이다.

• ●네델란드 동인도회사와 주식의 관계: 값비싼 향신료를 들여오기 위해 네델란드에서 몰루카제도까지 막대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왕실과 상인들은 시민들에게 투자받은 돈으로 대선단을 조직하고 이익을 분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투자받은 돈은 자본금이고, 자본에 대한 소유 권리를 나타내는 종이를 발급하여 주권, 주식이 시작되었다. 또한 주식을 팔고 사는 증권거래소가 암스테르담에 생겼다. 왕실은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또한 당시 은이 국제화폐였는데, 상대적으로 값이 싼 유럽의 은을 중국에서 비싸게 팔아 환차익을 얻었습니다.

• ●일본은 포르투갈 선박이 표류하면서 서양과 무역을 시작했고,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선교로 카톨릭 신도가 70만명에 이르자 위협을 느끼고 일본의 선교를 금지시키고 탄압을 하였다 .